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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사는 이야기

불꺼진 창

by 김귀자 2010. 9. 17.
홈페이지를 정리하다 코렐리가 부르는 이탈리아 가곡 '불 꺼진 창'의 선율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고교시절 음악시간에 얼떨결에 일어나서 부르다 눈물을 흘렸던 곡이다.
아련했던 고교시절의 추억들
그리운 얼굴들 하나 하나 떠오른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시기 전 음악선생님의 마지막 시간도 기억이 난다.

교탁 위에는 낡은 녹음기 한 대가 놓여있었다.
1번 김ㅇㅇ

2번 이ㅇㅇ

선생님은 그렇게 한 명 한 명 출석을 부르셨고 친구들이 대답하는 목소리를 녹음하고 계셨다.
마칠때는 헨델의 '메시아'를 틀어 놓고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셨다.

시간마다 교정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드시던 음악 선생님을 보면서 추억은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남녀공학이어서 더욱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아련하기만 하다.



Vincenzo Bellini(1801-1835) - Fenesta che lucive
Tenor Franco Corelli(1921-2003)



불 밝던 창에 어둠 가득 찼네

내 사랑 넨나 병든 그 때부터

그에 언니 울며 내게 전한 말은

내 넨나 죽어 땅 속에 장사한 것

밤마다 홀로 울던 그는 지금

땅 속에 홀로 고히 단잠 자네

땅 속에 홀로 고히 단잠 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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