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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사는 이야기

가족 여행

by 김귀자 2021. 5. 27.

퇴직이후 나태한 생활을 바로잡기 위해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대청소를 한 후 조용히 말씀을 읽고 기도하며, 독서와 묵상의 시간으로 오전을 보내고 있다. 하루 하루 시간을 낭비하지 않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말씀하신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깨달아 가고 있다. 지난 주엔 수진이의 생일과 손자 하민이의 돌을 맞이해 온 가족이 포항 풀빌라 독채를 빌려 1박 2일을 다녀왔다. 아이들이 결혼하기 전엔 많은 나라들을 여행했었는데 이젠 서로의 직장이 달라 그런 시간을 낼 수가 없다.

그동안 절약해서 가급적 모든 지출을 줄이며 살았지만 돈을 모으기 보다는 동료들과의 여행도 가급적 참아가며 가족여행에 모든 것을 다 쓴 것 같다. 하지만 그 돈이 아깝지가 않았다. 나의 교직생활은 좋은 교사였을지는 몰라도 엄마로서는 0점 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감수성이 예민했던 딸과는 갈수록 거리가 멀어졌고 아들도 친구들을 더 좋아해서 가족과 함께 어딜 가는 것 조차 귀찮아 했다. 청소년 반항기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찾아왔다. 이 순간을 지혜롭게 넘기기 위해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드는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짧은 인생인데 많은 기억들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과 의논해 방학을 이용하여 동생 가족들이 살고있는 캐나다 여행을 시작으로 유럽, 호주, 뉴질랜드, 1년간의 미국생활, 싱가포르, 베트남, 등 많은 나라를 여행하게 되었다. 아들은 여행 이후로 꿈을 가지게 되었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가족이 되었다. 가족치료를 경험하고 싶다면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가족여행을 추천한다. 짧은 여행일지라도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굿이다.

커가면서 아이들은 점차 감사하는 아이들로 자라났고 함께 모이고 배려하며 공감하는 것을 기뻐했다. 그저 아이들이 근처에 살고있다는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아이들이 결혼해서 다시 그런 여행을 하기는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쉽지 않겠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가급적 자주 모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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