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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및 연주회

감동적인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by 김귀자 2012. 10. 10.

 

마침내 창원교사합창단의 제 5회 정기연주회가 끝이났다. 출근길에 비둘기 두 마리가 주차장을 서성이며 걷는 모습이 너무 도도하고 기품이 있어보여 한 컷했다.

학교를 출근하고보니 마침 용원중학교의 수학여행으로 오늘은 겸무를 나가지 않아도 되어 음악실에서 자유로움을 한껏 만끽하고있다. 

 

그러고보니 미국에서 돌아온 다음 바로 창원교사합창단으로 복귀하면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제 5회 창원교사합창단의 정기연주회다. 벌써 5년! 참 감회가 새롭다. 이번 연주만큼 지휘자로서의 한계에 부딪혀 고민하며 자신감을 잃었던적도 또 있었던가! 

 

나날이 둔화되는 음감과 떨어지는 음악성, 작,편곡이 생명인 작곡가가 한 곡을 만드는데 이다지도 힘이들어서야 제대로 된 작곡 전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지휘를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참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숨막히게 돌아가는 학교생활 속에서 창원교사합창단을 이끈다는 것은 더욱 역부족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이젠 쉬고 싶다는 생각을 가득찼던 지난 시간들이다. 낮아질데로 낮아진 마음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고 기도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내게 이 일을 계속해서 하는 것을 허락하시고 계셨다. 놀랍게도 나의 부족함과는 상관없이 선생님들이 내게 보여주시는 신뢰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정말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부족한 나를 전폭적으로 믿어줄 수 있을까! .

 

행복해지기 위해서 찾아온 선생님들의 합창단이다. 그러기에 선생님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노래하며 감동받고 춤으로 발산하며 무대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해 선곡하고 편곡을 하며 프로그램을 구상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소화하기에 무척 버거웠기에 연습 마지막까지 무대에 세우기 힘들 정도로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공연 하루 전날에는 반주자가 심하게 아파 연습에 불참했고 이어서 솔로가 목소리가 안나온다고 한다. 어떤 선생님들은 공연날조차 학교일 때문에 출연조차 못하셨고 또 어떤분은 당일날도 공연 직전이 되어서야 도착을 할 수 있겠다고 하신다.

 

부족한 가운데 마지막 연습을 마치고 우리는 손을 잡고서'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찬송했다. 이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를 선생님들 앞에서 대표로 올렸다. 너무나 부족하기에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 모든 선생님들의 마음속에 뜨거운 소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공연당일 짧은 무대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연습을 해봐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있다. 선생님들의 표정은 굳어만 간다. 마침내 공연시작 10분전. 마지막 전달사항을 통해 온 마음을 다해 가슴으로 노래하고, 무대를 즐겨달라는 말씀을 드렸다. 선생님들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나는 눈을 감고 공연에 나가기 직전 말씀을 암송했다. I can do all things through Christ who strengthen me.

드디어 선생님들의 가족과 친구, 제자들이 보내는 영상편지가 시작되었다.

 

마침내 선생님들은 감동을 가지고 모든 스테이지에 임했다. 신비감이 있는 1,2 스테이지에 이어 3 스테이지 뮤지컬을 통해 큰 웃음을 선사했고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내가 편곡한 '초련'과 '아름다운 밤'에 맞추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정으로 무대를 즐기고 계셨다. 그러자 박수 갈채가 터져나오기 시작하며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대 성공이었다. 우리는 분명 많은 실수를 했지만 그것은 큰 감동에 파묻혀 전혀 문제가 되질 않았다. 무대 밖에서는 너무나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들로 가득찼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부족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기에 하나가 될 수 있었고 놀라운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부족했던 것이 축복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된 날이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많은 선생님들과 제자들이 공연장에 찾아와주셨다. 그동안 수 많은 공연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거리가 먼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찾아주신 적은 처음이다. 그래서 또 감동받았다. Amazing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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