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예술교육 협력교사에 선정되어 공개수업 발표를 하게되었다.
이번 ‘창의예술 수업’의 최대 고민은 책상과 의자로 가득 찬 음악실에서 활동하기 싫어하는 남고학생들을 어떻게 이끌어내고, 즐겁게 수업을 참여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 이었다. 그러기위해선 우선 나의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상을 없애면 학생들의 활동공간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 끝에 음악실에 가득 들어찬 긴 책상들을 음악실 밖으로 끌어내고 의자만 반원형으로 학생 수에 맞게 배치하여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두 번째로는 수업에 대한 고민이다. 수업을 시작하기 위한 나만의 비언어 제시를 어떻게 사용할까, 남자고등학생들의 역량에 맞는 활발한 움직임을 어떻게 이끌어낼까 모든 것이 해결해야 될 고민이었다.
이윽고 수업이 시작되면서 신나는 제니퍼 로페즈의 음악을 틀어놓고 비언어 제시로 학생들이 나를 ‘미러’하게 했다. 학생들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즐겁게 따라오며 재미있어 한다. 중간 중간 집중력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내가 박수(♩.♪♩♩)를 치면 학생들은 (♪♩♪♩♩)박수로 화답하고 집중했다.
학습목표와 활동에 대한 안내와 더불어 핸드드럼으로 go, stop, high, low 제자리 걷기 훈련을 하고 이어서 음악에 맞추어 자유걷기를 하면서 3과 5의 숫자에 맞는 모둠설정과 동시에 ㄷ과 ㅂ초성에 맞는 단어말하기로 연계하자 학생들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다시 자유걷기를 통해 마지막 7을 외쳐서 세 모둠을 만들어 그룹 장소 조각상 만들기를 통해 각 모둠의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했다.
여기서 2분정도의 짧은 준비시간을 모둠에게 주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집중해서 모둠만의 장소를 만들어 친구들 앞에서 조각상발표를 했다. 이어서 내가 ‘숲 속 이야기 마임’을 학생들에게 연기하면서 그대로 학생들이 따라하게 했다. 그리고 각자의 줄거리를 발표하도록 했는데 평소에 잘 보지 못했던 자신만의 기발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학생들을 보며 무척 흐뭇했다.
다음활동으로 모둠별로 만든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정지화면과 연기로 표현하고 해설하게 했다. 정말 모둠별로 대단한 창의성을 보여주었다. 평소에 전혀 해보지 않았던 수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너무나 즐거워했다. 마지막 정리시간은 각자의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학교 1학년 9반 학생들에게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
내게있어 이 수업이 가장 좋았던 것은 설명하지 않고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이 일어나게끔 도울 수 있는 일이었다. 학생을 지도하는데 그리 많은 설명과 강의가 필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하루였다. 학생 스스로가 깨닫고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교사는 잘 인도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교사들은 어떻게 잘 강의하고 지도할까만 연구하지 진정 학생들 스스로가 변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일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 교사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일은 바로 이것인데 말이다.
이번 수업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나의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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