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있고 땅이 있어 그 속에 예술이 피어난다`
그 강렬한 느낌에 이끌려 ’학림동산‘을 작곡하게 되었다. 그렇게 5년을 보낸 학교는 이제 ’그리움이 지는 자리‘로 내게 남아 마지막을 장식하게 된다.
음악시간을 통하여 무학제에 올릴 재원들을 찾기 위하여 얼마나 애를 썼었던가! 해마다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남학교다운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해마다 차력, 코믹무술, 보디빌딩으로 변화를 시도하였고, 콩트, 댄스, 그룹사운드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내려 무진 애를 쓰던 기억들이 다시금 새롭기만 하다.
그 중 보디빌딩에 대한 기억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발표시간이 되자 갑자기 한 학생이 ”선생님, 저 보디빌딩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하며 손을 든다. 마른체구에 얌전했던 친구였던지라 그런 용기가 있는지 몰랐었다. 발표를 위해 웃통을 벗어 던지고 몸에 기름을 바르더니 근육을 나오게 하려 애를 쓰자 아이들이 여기저기에서 킥킥킥 대며 웃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학예제에 올리기로 결정하였으나 어려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핵심멤버들이 학생부에 불려가면서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미 `보디빌딩`이란 프로그램이 인쇄되어 나와 버린 것이다. 끝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는 내말에 결국 반 친구들 모두가 비장한 각오로 10시까지 학교에 남아 준비를 시작했다.
마른체구의 친구들도 나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려내었던 `보디빌딩`은 수많은 여학생들의 갈채 속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아이들은 해냈다는 기쁨으로 들떠 있다가 내가 아이들에게 다가가자
`선생님 해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너희들이 못해낼 것이란 없어`
그렇다. 내가 원했었던 것은 그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아니라 원했던 일을 어려움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는 일 없이 끝까지 해내는 모습이었다. 결국 아이들은 해낸 것이었다.
경남창작음악페스티벌
경남도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는 남성중창단인 프리모앙상블의 창작합창곡 작품발표회가 있었다.
일찍 미술관에 도착해 로비를 향하는데 멀리서부터 아름다운 중창 소리가 들려온다.
김귀자, 김성광, 김성재, 김영진, 김유정, 김종덕, 윤병철, 이연주, 이종만, 황덕식 작곡가의 창작작품으로 이루어진 남성중창 발표
낮에 이근택교수님으로부터 작곡가들이 먼저 작품설명을 한 후 연주를 할테니 30초~1분 정도의 해설을 생각해 놓으라는 전화가 걸려 왔었다.
앞 자리에서부터 당겨 앉으라는 말에 앞으로 나가 황덕식교장선생님과 나란히 앉았다.
프로그램을 보니 가나다 순으로 시작되는것이 내가 첫 번째인 것 같다.
살짝 떨린다.
"지금부터 연주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귀자 입니다."
" 이 곡은 1993년부터 5년간 근무했었던 마산고등학교에 대한 추억을 합창으로 만든 '학림동산'입니다. 잘 감상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짧은 소개와 함게 연주가 시작된다.
육십년 지기 사랑의 뜰 젊은이 고뇌속에 함께있네
하늘이 있고 땅이 있어 그 속에 예술이 피어난다.
꿈을 갖는 자들아 두 팔을 벌려라
떨리는 가슴을 안고서 달려나가자
아 아 사랑의 학림동산아 불을 밝혀라
지지 않을 사랑의 불꽃으로 길을 밝히리
가슴이 뭉클하다.
마지막곡인 황덕식교장선생님의 '애모'까지 잘 소화해낸 프리모 앙상블
고풍적인 미술관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한층 멋스럽게 느껴진다.
이런 분위기에서의 연주회도 참 멋진 것 같다.
연주가 끝나자 예전에 마고합창부였던 우민이가 다가와 "선생님, 아까 연주되었던 곡 혹시 제가 아는곡 아닙니까?" 한다.
" 당연하지. 마고합창부가 불렀던 곡이잖아. 너도 불렀구. "
" 그렇죠? 어쩐지 귀에 익숙한 곡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아냐고 물어봤는데... 그렇구나. 학림동산이구나." 한다.
" 선생님 감사합니다. 옛 생각이 많이 나네요."
" 그래 나도 가슴이 뭉클하구나."
" 너희들 이 곡 많이 불렀었는데. 그치?
" 네. 그 때 불렀던 노래들이 생각나네요. 본향을 향하네, O RING, Love of my lofe, 비블라콩파니, 하바나길라, 락큰롤 ...
그래, 그때 합창부 아이들이 많이 보고싶네. "
연주후 함께 했었던 지인들과 식사를 끝낸 후 조용히 빠져나와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간만에 '학림동산'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하다.
마고합창단이 불렀던 자료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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