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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사는 이야기33

합창편곡 4집을 준비하면서 학교 생활을 하면서 편곡 작업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힘이들지만 내가 좋아하고 합창단 단원들이 행복해할 노래를 만드는 것이 또한 행복이기도 하다. 영화 '쉘브르의 우산'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들을 합창곡으로 좀 더 아름답게 표현해보고 싶어 새롭게 주제가 편곡을 완성했다. 미디로 mp3를 만들어 듣고보니 그런데로 아름답게 느껴진다. 합창단이 이 노래를 아름답고도 감동적으로 불러줄 수 있다면... 다음주부터 경남합창제가 시작이 된다. 19일 김해공연과 27일 창원공연에 창원교사합창단이 출연하게되었는데 창원공연에서 넬라판타지아를 부르기로 했다. 그래서 서둘러 편곡하다보니 많이 어설프기만하다. 지난주에 처음으로 넬라판타지아 악보를 나누어 주었는데 귀에 익숙한 곡이라 그런지 선생님들이 빨리 악보를 익히시고 있어 2주.. 2010. 10. 16.
불꺼진 창 홈페이지를 정리하다 코렐리가 부르는 이탈리아 가곡 '불 꺼진 창'의 선율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고교시절 음악시간에 얼떨결에 일어나서 부르다 눈물을 흘렸던 곡이다. 아련했던 고교시절의 추억들 그리운 얼굴들 하나 하나 떠오른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시기 전 음악선생님의 마지막 시간도 기억이 난다. 교탁 위에는 낡은 녹음기 한 대가 놓여있었다. 1번 김ㅇㅇ 네 2번 이ㅇㅇ 예 선생님은 그렇게 한 명 한 명 출석을 부르셨고 친구들이 대답하는 목소리를 녹음하고 계셨다. 마칠때는 헨델의 '메시아'를 틀어 놓고 한 명 한 명 악수를 하셨다. 시간마다 교정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드시던 음악 선생님을 보면서 추억은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남녀공학이어서 더욱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아련하기만 하다. V.. 2010. 9. 17.
운동과 담 쌓은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어릴적 친구들에게 주로 불리우던 별칭은 '꺾다리'와 '왕눈깔' 이었다. 1년에 10cm 이상씩 자라다보니 자연히 반에서 끝번을 맴돌게 되어 '꺾다리'라는 별칭이 붙었고 쌍거풀이 져서 눈이 커보였는지 짝지는 '왕눈깔'하며 놀려댔다. 그 때는 속눈썹위에다 성냥개비를 잘라서 5개나 올려도 안 떨어졌다. 그런데 내가 가장 고역이었던 순간은 체육대회였다. 왜냐하면 키크다고 육상, 피구선수에 친구들이 막무가내로 내 이름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선수를 정하기 위한 회의가 시작이 되면 일부러 도망도 쳐보았지만 돌아와보면 아뿔사 어김없이 선수명단에 있는 내 이름이다. 결국 달리기 선수로 선발되어 출전했지만 결과는 늘 중간 등수 이상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달리기와 담 쌓게된 사건.. 2010. 8. 14.
시외버스 기사아저씨 아저씨, 이 차 김해 외~ 동 가나요? 아침부터 부산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해운대 시외버스 정류장에 가서 창원행 표를 끊었다. 버스에 올라타려는데 기사님이 저만치 계신다. "아저씨 이 차 창원가죠?" 무우 뚝뚝한 아저씨가 귀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출발시간이 되자 운전대에 앉는다. 아주머니 한 분이 올라오셔서 앞자리에 앉자 차 문이 닫히고 시동소리가 들려온다. 차가 마악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며 웬 다급한 목소리 아줌마 : "아저씨 이 차 김해 가나요?" 아저씨 : "안가요. 버스 위와 옆에 커다랗게 써 놓았잖아요. '창 원' 이라구" 마침내 버스가 출발하자 마지막으로 타셨던 아지매의 한 말씀 아줌마 : "무뚝뚝해 보여도 아저씨는 친절하신거에요. 어떤 아저씨는요 아예 대답도 안해줘요." .. 2010. 8. 13.
한 여름밤의 모기퇴치법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을 인터뷰하기 위해 리포터가 의사를 찾아왔다. 리포터 : 선생님 모기와 관련한 인터뷰를 잠시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모기에 잘 물리나요? 의사 : 모기는땀이 많이 나거나 숨쉴때 이산화탄소가 많은 코 주변이나 얼굴을 물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활발한 아이들을 더 잘 뭅니다. 리포터 : 좋은 퇴치방법 없겠습니까? 의사 : 샤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런데 목욕을 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것이 좋습니다. 모기를 자극할 수 있으니까요. 리포터 : 모기에 물렸을때는 무엇을 발라야 할까요? 의사 : 침을 바르면 알칼리성인 침이 산성인 벌레 독과 중화작용을 일으켜 덜 가렵습니다. 그러나 균에 의해 상처 부위의 2차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물.. 2010. 8. 11.
빛 바랜 가족사진 빗줄기를 뚫고 들려온 아버지의 목소리 해마다 방학이면 우리는 아버지가 계시는 강원도 원통을 찾았다. 땅거미 질 무렵까지 최전방의 관사로 가기 위해 춘천을 지나고 한계령 고개를 넘어 한참을 달리니 저만치에 군인관사가 보인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라 마냥 행복했지만 어린 시절 내내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한 것이 가장 큰 슬픔이었다. 충성스런 군인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도 간직하게 되었지만 늘 떨어져 있었던 그 시간들은 그리움에 가슴 아픈 추억일 따름이다. 우비를 입고 트럭 짐칸에 앉아 비껴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던 어린 시절! 그 때의 그 장소 모두 가물가물 하지만 8살 때 가족사진을 찍던 순간만큼은 너무도 또렷하다. ▲ 8살때 찍은 빛바랜 가족사.. 2010. 8. 6.
서니리 아저씨 어디계세요? 몇 년전에 녹음했던 멜라니 사프카의 The saddesting을 듣고있자니 추억은 꼬리를 물고 어린시절로 달려간다. 잊을수 없고 잊혀지지 않는 아저씨 `홍 선 일` `약속은 생명이다`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되어라` 이 두 명언을 내 머리속에 깊이 심어놓으신 분 지금은 어디에 계실까! 어린 시절 해마다 방학이면 아버지의 헌병대장 집차인 27호가 서울의 집으로 와 최전방의 관사로 우리를 데리러 왔었다. 춘천을 지나 한계령 고개를 넘어 원통으로 ...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셨던 그 방학때도 난 아버지가 계시는 관사에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부산 근처에 있는 물금에서 교도소소장을 하시기 위해 새로운 이동을 하셨다. 거리에서 놀고있는 내게 헌병참모님댁을 물었던 아저씨 그것이 아저씨와의 첫 만남이었다. 굵은 베이스의.. 2010. 8. 6.
생일이 같은 자매 지난 토요일 저녁에 초대되었던 가슴 뭉클했던 가정음악회가 다시금 떠오른다. 붉은빛이 번져나가는 석양빛을 받으며 시낭송이 이어지고 이어 클래식 기타연주가 고요한 밤하늘을 수놓았다. 뜨락에 종이를 깔고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자연을 바라보고 있자니 감동이 가슴을 타고 흐른다. 지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런 시간들은 삶에서 꼭 필요한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해서 캐나다와 미국에서 15년을 보내던 언니가 잠시 귀국해서 옛 추억을 찾으러 서울을 다니러 갔다. 언니의 추억속엔 나의 추억도 함께 묻어있다. 고려대학교에서 토플을 들으러 갔던 기억도 새롭고 대학가요제에 나갔던 언니 친구들의 가억도 새롭기만하다. 군인이시라 늘 전방에 나가계시던 부모님과 떨어져 우.. 2010.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