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방학이면 우리는 아버지가 계시는 강원도 원통을 찾았다. 땅거미 질 무렵까지 최전방의 관사로 가기 위해 춘천을 지나고 한계령 고개를 넘어 한참을 달리니 저만치에 군인관사가 보인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라 마냥 행복했지만 어린 시절 내내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한 것이 가장 큰 슬픔이었다. 충성스런 군인이었던 아버지로 인해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도 간직하게 되었지만 늘 떨어져 있었던 그 시간들은 그리움에 가슴 아픈 추억일 따름이다. 우비를 입고 트럭 짐칸에 앉아 비껴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던 어린 시절! 그 때의 그 장소 모두 가물가물 하지만 8살 때 가족사진을 찍던 순간만큼은 너무도 또렷하다.
`귀자야, 아빠 갈게. 잘 있어라` . 아주 편안하면서도 고요한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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