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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어릴적 친구들에게 주로 불리우던 별칭은 '꺾다리'와 '왕눈깔' 이었다.
1년에 10cm 이상씩 자라다보니 자연히 반에서 끝번을 맴돌게 되어 '꺾다리'라는 별칭이 붙었고 쌍거풀이 져서 눈이 커보였는지 짝지는 '왕눈깔'하며 놀려댔다. 그 때는 속눈썹위에다 성냥개비를 잘라서 5개나 올려도 안 떨어졌다.
그런데 내가 가장 고역이었던 순간은 체육대회였다. 왜냐하면 키크다고 육상, 피구선수에 친구들이 막무가내로 내 이름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선수를 정하기 위한 회의가 시작이 되면 일부러 도망도 쳐보았지만 돌아와보면 아뿔사 어김없이 선수명단에 있는 내 이름이다.
결국 달리기 선수로 선발되어 출전했지만 결과는 늘 중간 등수 이상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달리기와 담 쌓게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날도 여느날처럼 운동장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선생님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 땅 '
총소리 운동장에 울려퍼지면서 튕겨져 나가듯 달리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해 한참을 달리는데 이상하게도 땅이 자꾸만 위로 올라오는 것이다.
"어~어~ 땅이 왜 이러지! "
하는 생각을 가질 찰나에 가속도가 붙은 내 몸은 이미 운동장으로 곤두박질 쳐지고 있었다.
'쫘~~악 ~ 아야얏'
반바지 체육복 밑으로 하얗던 다리가 흙과 피가 범벅이 되어버렸다.
선생님이 약상자를 들고와 소독약을 발라주셨지만 이미 운동장의 모래는 헤어진 살갖 안으로 깊숙히 파고 들어 박혀버렸다.
지금도 내 무릎에는 그때의 모래 몇 알이 아직까지 떡하니 박혀있다.
두 번째 이야기
요즘도 그렇지만 수요일엔 대부분의 학교들이 직원체육으로 배구대회를 한다. 주로 젊은 선생님들이 선수로 배치되는데 초임으로 발령받은 교사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가 초임으로 발령을 받았을때만해도 서브를 잘 넣고나 못 넣거나 무조건 선수로 뛰어야만 했다.
시골학교에서 체육대회를 했다하면 인근 주민들과 동네 청년들까지 와서 구경을 하는것이 보통이다.
결국 자리를 메꿔주기 위해 나도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서브가 왜그리 자주 돌아오는지 ...
또 다시 내 서브 차례다.
갑자기 모든 시선이 내게로 향하고 나의 손은 얼어 붙었다.
화이팅!
퍽~
무심하게도 공은 그물망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피식 주저 앉고만다.
얼굴이 새빨개진 채 있는 힘을 다 해 또 다시 쳤다.
이번에는 사선으로 날아가서 쳐박히고 만다.
몇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계속 쳐박히자 보다못한 동네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에라이, 죽어라.'
주위에 폭소가 터져나온다.
그 날 이후로 배구는 내게서 영원히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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