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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의인문예술협회/아우룸콰이어

간절한 마음으로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며

by 김귀자 2023. 12. 2.

마침내 창원교사합창단의 제12회 정기연주회가 12월 26일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린다.
코로나로 멈춘지 4년만이다.

2019년 제11회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이후 합창단의 발전을 위해 이젠 내가 물러나야할 때라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정든 창원교사합창단 지휘자 자리에 물러났었다.
그후 코비드팬데믹이 왔고  창원교사합창단은 멈춰버린 채 거의 해체수순을 밟고 있었다.

2022년초 진선희 단장님 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합창단 임원진 회의결과 창원교사합창단과 김귀자 지휘자는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합창단을 다시 내가 맡아야한다는 내용이었다.

선생님들이 그렇게 나를 생각해주셨다니 가슴이 뭉클하고 벅차올랐다.
15년 이상을 함께해왔던 가족같은 창원교사합창단 이었기에.
이렇게 다시 손을 내미는 선생님들을 위해 나도 새로운 각오로 임했다.
이젠 좋은 시설을 갖춘 가음아트홀에서 합창연습을 할 수 있으니 선생님들이 얼마나 행복해하실까 생각하니 나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그러나 그렇게 다시 시작한 창원교사합창단은 예상과 너무 달랐다. 기존 멤버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고 새로운 멤버도 몇 명 되지않은 채 2023년을 맞이했다.

두번의 특수분야직무연수를 통해 공연에 참여할 27분의 단원이 겨우 확보되었다.
우리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합창단명도 새롭게 만들었다.

모든 소리를 아우르고 빛난다는 뜻을 가진
*창원교원합창단 아우름 콰이어*

하지만 슬프게도 교육청을 비롯해 메세나 등 우린 어느곳에서도 지원을 받지 못해 정기연주회를 준비할 수 있는 자금이 전혀없다.
선생님들이 내는 회비는 매달 나가야하는 반주자비와 오른 물가때문에 저녁식사를 하면 거의 소진이 된다.

정기연주회를 위해서 합창단복 구입도 시급하고 성산아트홀 대관료나 공연을 위한 포스터나 티켓값들도 지불해야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릴  스폰서를 받기위해 미리 홍보지를 만들었다.
어려서부터 폐끼치기를 싫어했던 나로서는 도저히 스폰서해달라는 말이 입에서 안떨어진다.

가음아트홀 운영비와 대출이자로 힘든 우리지만 남편의 동의를 얻어 합창단복의 일부를 우리가 지원하기로 했다.
힘든 위기를 잘 넘겨야하는 것도 지도자의 책임이다.
비록 물질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매 주 힘든연습 후 간식을 찾는 선생님들을 위해 간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채워주는 남편이 참 고맙다.

창원교원합창단의 연주는  학교현장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교육 뮤지컬도 있기때문에 우리만의 특색이 있다.
난 그런 선생님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돕고있다.

공연이 다가올수록 선생님들이 간식도 들고오고 서로를 도와주며 나누는 모습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이런 어려움의 과정들을 통해 우리는 합창이란 무엇인가를 서로 배우고 있다.
이 과정은 서로를 섬기고 사랑하며 성장하는 귀한 경험이다.
그래서 고난이 축복이라는 말씀을 하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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