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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글과 음악

고엽(Les Feuilles Mortes)

by 김귀자 2010. 8. 14.
8월 7일 입추가 지나고 8월 23일인 처서가 다가오고 있다.
이따금 장마비가 퍼부어도 폭염은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가을 내음은 종적을 감춰버렸다.
손가락만한 매미가 지나는 나그네의 등에 찰싹 붙어 숨을 죽이고 있다.

그래도 가을을 느끼고 싶다.
가을만 기다리고 살던 시간들
빛나는 하늘과 바람

가슴 깊숙이 흔들어대는 이 일렁임
그렇게도 삭막했던 마음을 움직이는 마술의 계절!
나의 음악들도 이 가을에 태어났다.

오늘은  이브몽땅의 '고엽'을 듣고싶다.
1991년 11월9일, 그가 70세 되던 해
심장마비로 죽는 연기를 끝으로 영화 ‘IP5’ 촬영을 마친 후 그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프랑스의 모든 TV 방송에서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고엽'을 방송했다고 한다.

노래하는 그의 눈빛에서 지난날의 회한이 서려있다.
사랑과 사상 그리고 추억들...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젊은시절부터 수도 없이 불렀던 노래였지만 이 동영상에서 느껴지는 '고엽'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작별을 고하는 듯 하다.

 


   



오. 기억해주기 바라오
우리의 행복했던 나날들을
그 시절 인생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고
태양은 더 뜨겁게 우리를 비추었다오
무수한 고엽이 나뒹글고 있다오
추억도 그리움도 그 고엽과 같다는 것을

북풍은 그 고엽마저 차거운 망각의 밤으로 쓸어가 버린다오
당신이 내게 불러주었던 그 노래를 기억한다오
그건 우리를 닮은 노래라오
당신은 나를 사랑했고 난 당신을 사랑했다오.
그리고 우리들은 하나였다오

나를 사랑했던 당신.
당신을 사랑했던 나
그러나 인생은 조용히 아주 조금씩
사랑하던 사람들을 갈라놓고
그리고 바다는 모래위에 남겨진 연인들의
발자국 마저 지워버린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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