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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체험기

청소년 음악회 참관기

by 김귀자 2011. 3. 21.

인근 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했다. 각 학교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단원들 중 오디션에 선발된 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이틀간의 총 연습을 가진 후 열리는 음악회이다.

티켓이 5달러인데도 빈자리가 없이 자리를 메웠는데 대부분의 관객들이 가족이었다. 이 지역 아이들은 대부분 음악활동을 매우 활발하게 하고 있었는데 끈기가 필요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오케스트라 활동은 동양에서 온 학생들이 많았고 합창활동은 대부분 이 지역 학생들이 많았다. 

강당 위로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입장해서 앉아있고 강당 밑에는 100여명이 넘는 초, 중, 고등학생의 합창 단원들이 입장하고 있었는데 객석에서 가족을 발견하고 좋아서 웃는 모습은 어딜가나 마찬가지다.


드디어 합창부터 먼저 시작이 되었는데 한국에서도 많이 연주하는 곡들 이었다. 전반의 두 곡은 비교적 무난하게 해냈는데 솔로가 들어가는 마지막 두 곡은 연습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아이들은 긴장한 탓인지 잔뜩 주눅 들어있다. 지휘 선생님도 사력을 다해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손짓을 끊임없이 알리고 있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합창을 맡은 지휘자 선생님이 나와서 마이크를 잡고 한참을 이야기 한다. 중간 중간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는데 유머가 만점이신 선생님 같다.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아이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틀 동안 함께 노래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시간이었으니 격려의 박수를 부탁한다는 내용인 것 같다.

마침내 마지막곡이 이어졌다. 솔로 네 명이 앞에 나와서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 한 여자 아이의 얼굴이 심하게 불안해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결국 가사를 잊어버려 솔로를 완전히 망쳐버려 거의 울상을 짓고 있다. 그렇게해서 마지막 곡도 아쉽게 끝이났다. 그런데 
기립 박수가 이어지는 것이다. 학부형들이긴 하지만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열렬하게 보내며 행복해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언제나 평가가 먼저 앞서며 웬만큼 잘하지 않고서는 절대 기립박수를 하지 않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기만 하다.  

합창단이 퇴장하자 다음은 유스 오케스트라 합주 순서였다. 오케스트라에 출연한 단원들은 대부분 각 중학교에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있는 인근 지역의 학생들 이었는데 그 중에서 오디션을 통하여 선발된 아이들로만 구성되어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을 이용하여 이틀간 집중 연습을 하여 연주회에 참여 했다고 하는데 역시 잘하는 아이들로만 선발되어서인지 연주 솜씨가 훌륭하다. 지휘자는 중학교 음악교사라고 하는데 카리스마가 굉장했다. 그렇게 연주하는 모습들을 보니 참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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