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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학기

UST에서의 첫 학기

by 김귀자 2010.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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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간을 다녀야하는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지만 첫학기를 무사히 넘기고 돌아왔다.
396년 전통을 가진 명문대학 필리핀 UST(상토토마스)대학원에서의 지난 2주간은 마치 1년같은 시간이었다.

필리핀의 명문 4개교에 들어가는 UST는 중,고,대학생을 합쳐 약 4만여명이 다니고 있다. 각 학교 학생과 과를 구분하기 위해 모두 교복을 입고있는 것이 특색인데 특히 음대와 의대가 많이 알려져있다. 그래서인지 필리핀에서 만났던 유명 지휘자나 음악인의 대부분이 UST출신이었고 우리와의 만남을 무척 기뻐했다.

첫날 대학원생임을 증명하는 아이디 카드를 받는 순간 얼마나 기뻤던지 ...
이 카드가 없인 학교를 출입할 수가 없다.
합창지휘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학기는 합창편곡, 화성학을 비롯한 음악전반 이론이 작곡을 전공한 사람에게도 어려운 과정이었다.
게다가 전공실기 그리고 영어

2주간의 하루 하루들이 그야말로 스릴만점 이었다.
총 9학점을 받기위해 토요일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쉬는시간이 거의 없이 진행되었다.
끊임없는 실기풀이와 과제 그리고 시험으로 인해 잠을 거의 못잔 것 같다.
A학점이 아니고 B학점을 받게되면 다시 재수강을 받아야 하기에 우리 모두는 낙오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점수가 발표되었고 우리 모두는 대망의 A학점을 받았다.
박수가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선생님들 모두 어떻게 이렇게 대단하실수가 있을까!
작곡전공인 나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시는 한국의 선생님들 정말 대단하다.
시작때만 해도 서로를 잘 모르던 선생님들이었지만 극도의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가서인지 동지애가 느껴진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배웠던 모든 내용을 2주간에 끌어내는 교수들
비가 많이 내려 휴교령이 내렸는데도 수업을 위해 문잠긴 학교에서 기다리고 있는 교수들
그들의 철저한 사명감과 지도력에 정말 존경을 표한다.

UST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마람바 교수님을 알게된 것일 것이다.
만일 모짜르트가 현세에 살고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가장 어려운 수업이었고 힘들었지만 마람바 교수님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그레고리안 찬트, 바하 코랄, 화성학, 오페라 작곡, 20세기 음악 분석을 비롯하여 필리핀에서 손꼽는 절대음감을 가지신 천재 피아니스트시다.
예일대, 줄리아드음대를 비롯해 학교도 여러곳을 나오셨고 현재 신부님을 겸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그 분의 음악을 사랑하는 순수한 모습에 깊이 빠져들었다.

수업의 열정, 특유의 유머, 성당에서의 오찬초대, 시험을 치기전 마지막 시간에 나누어 주었던 조개껍질의 선물이 생생하기만 하다.
합창편곡의 헤르미 선생님도 인상깊다. 내년엔 이재준선생님과 함께 상토토마스 대학 397주년 기념 오페라를 연주하신다고 하니 볼 수 있게 될 것 같아 기쁘다.

합창지휘 전공실기 과정에서 만났던 합창올림픽 챔핀언팀이었던 합창단과 아마추어합창단 그리고 세계합창대회 심사위원인 라살대학의 교수와 벨라스코 교수들과의 만남은 그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그 대단한 분들과 이렇게 만나고 합창단들과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할수도 없었는데...

2학기엔 상토토마스합창단과 그 지휘자 피델의 강의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날마다 아름다운 합창과 함께했던 나날들...

일요일에 관광지'팍상한' 간 것을 제외하고 나면 길거리 한번 제대로 걸어보지 못하고 토요일까지 차에서 내려 학교와 호텔을 반복한 것이 전부인 갑갑한 생활의 연속 이었지만 화려한 호텔과 저녁식사가 우리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었다.

스카이라운지에서 들었던 재즈연주, 추억의 pop이 라이브로 연주되는 뷔페에서 함께 가수들과 열창했던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그러하다.

다가오는 2학기엔 20세기 음악분석에 대한 공부를 해가야 된다는 부담감이 벌써부터 다가오고 있지만 지난 1학기가 벌써부터 그리운 추억이 되고있다.
역시 나가보니 영어공부가 아주 절실하기만 하다. 3년간 공부하다보면 음악과 영어가 많이 발전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이렇게 성취감과 스릴 그리고 멋진 여행을 할 수 있게되다니...
이것이 일상이 된다고 하니 정말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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