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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학기

로젠바움 교수

by 김귀자 2011. 11. 5.
지휘법 시간이었다. 기악과 학생이 지명을 받아 앞으로 나왔다. 교재에 있는 예제를 지휘하기 시작했는데 손가락을 찌르면서 지휘하다가 쑥스러운지 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런데 아무도 웃지 않고 교수님도 그런 그의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웃다가 그 친구의 눈과 마주쳤다. 순간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런데 교수님은 "Not Bad" 하지 않겠는가! 그런 후 옆으로 다가가서 그 친구의 손을 잡고 지휘를 교정해 주신다.

로젠바움 교수님은 주로 현대곡을 많이 지휘하시며 화음 분석이 몸에 베여있다. 절대 음감을 가지고 있어서 In Tune에 대해 무척 예민하시다. 쉔베르크의 합창곡도 직접 피아노로 연주하시면서 동시에 불안한 음정을 잡아내신다. 그럴땐 그 느낌을 늘 음악으로 표현하신다. 연주하다 음정이 이상해지면 그 음정과 같은 익숙한 멜로디를 치시며 음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도 하고 때로는 음정 연습을 시켜 놓은 후 완전히 다른 화음으로 방해를 하시기도 하신다. 그래도 음정이 흔들리지 않으면 그제야 넘어가시는데 전혀 흥분하시는 법이 없다. 그 다음에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ㅎㅎㅎ

"Almost..., or Very Cosed"

아직 음정이 맞지 않다는 뜻이다. 또 ff를 강하게 표현해야 하는 곳에서 합창단이 p로 노래하자 갑자기 베토벤의  '운명'을 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강한 원래의 버전으로 '운명' 동기 부분을 치시더니 완전히 바꾸어서 똑 같은 동기를 감7화음이 들어간 부드러우면서도 음울하게 치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것을 선택하겠냐는 것이다. 또 다시 폭소가 터져나온다.

폭소와 긴장이 연속되는 수업 시간을 이끌어 내시는 교수님의 카리스마는 학생들을 압도하고 있다. 학생들 또한 교수님의 권위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모습이 참 놀랍다. 본격적으로 곡을 다듬기 시작해서인지 귀에서 선율이 맴맴돌고 있다. 이제 쉔베르크 음악도 점점 사랑스러워진다. 현대, 고전, 근대 합창곡들을 함께 연습해서인지 각자의 깊은 맛에 매료 당하고 있다. 연주 효과로 보자면 브람스 합창곡 후에 죠스켕 데프레의 아카펠라 아베마리아, 난해한 쉔베르크 곡후에 가브리엘 포레의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파반느를 연주한다면 좋을 것 같다. 이, 불, 독일어 가사를 외워야 할텐데... 잘 안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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