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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사는 이야기

마무리 그리고 새로운 출발

by 김귀자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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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 성공수기] 마무리, 그리고 새로운 출발...우수상 김귀자 - 이모작뉴스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경상남도에서 실시한 제2회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을 연재한다. 연재될 수상작품들은 퇴직 후 삶 준비, 재취업 성공사례, 사회공헌활동, 재능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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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을 앞두고 점심시간에 창원중앙고 근처 용지호수에 들러 사진을 한 장 남겼다. 그리고 학교주변을 돌아보며 교무실 내 자리와 음악실 그리고 학교주변을 돌며 찰칵!
이제 정말 마지막이구나. “과연 난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떠나는 것일까!” “All In 했었는데... 나에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때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그래 괜찮아. 그동안 잘한 거 맞아. 이젠 기쁘게 떠나라.”
마지막 수업에 했던 1,2학년 6개반 아이들의 ‘롤링페이퍼’가 아직 내 손에 들려있다.
코로나로 인해 퇴임식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손님이 올 수 없는 상황 속에 나의 마지막 명예퇴임식이 치러졌다. 학교에서는 종업식과 퇴임식을 병행한다고 했다.
음악교사로서 마지막 행사를 위한 애국가 지휘를 위해 지휘봉을 들었다. 마스크를 쓴 학생회 임원들, 교장, 교감선생님과 선생님들이 눈에 들어온다.
학생대표 사은사는 배려 깊은 작년 1학년 9반 반장이었던 학생회장 지훈이가 나와서 미리 써둔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1학년 음악수업 시간에 활짝 웃으시던 선생님의 미소가 천사인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예교감 ‘감사패’를 받고서 선생님들과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아이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교무실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나오니 교문 앞에서 발이 저절로 멈춰져 떨어지지가 않는다.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학교이다.
초임지를 향해 작은 봇짐을 들고서 부모님과 함께 두근거리며 버스에 오르던 날 바닷가에 있던 작은 학교근처에 방을 얻어서 생활할 짐들을 넣어주고는 서둘러 손 흔들며 떠나가셨던 부모님의 모습이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렇게 시작한 교직생활이었는데 어느덧 36년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렀던 오래된 영화 ‘My Way’
1등보다는 마지막 결승점에 골인하던 주인공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던 관객들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장면이 지금도 잊혀 지질 않는다. 인생은 명예, 돈, 권력을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살았느냐가 참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의 큰 단계를 넘어가면서 마무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음악교사라면 누구나 영화 ‘홀랜드 오퍼스’의 마지막 장면과 같은 마지막 고별식을 꿈꿀 것이다. 평생을 지도했던 여러 기수의 오케스트라 제자들이 소리 없이 찾아와 홀랜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그에게 박수갈채와 지휘봉을 전달하는 장면은 우리 모두를 눈물짓게 했다. 우리에게도 긴 교직생활 최선을 다해 왔던 그 순간들을 일깨우는 제자들과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학교를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젠 나를 다 잊었을 것 같은 마산고등학교 합창부였던 오랜 제자의 전화였다. 어떻게 알았는지 퇴임축하인사와 더불어 축하 화환과 선물을 보내왔다. 뿐만 아니라 바쁜 중에도 서로 연락하여 자작곡한 ‘스승의 노래’를 함께 불러 녹음한 파일도 보내왔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희의 꿈을 키워주셨죠. 너무나 아름다운 시절 그땐 우리 함께 했죠. 어느덧 시간이 흘러 함께한 노래 기억해보며 지금의 행복한 노래로 함께 불러보죠. 때론 지치고 슬픈 일 만나도 우리의 꿈 다시 기억 했죠 당신의 도전은 새로운 용기를 주죠 그 모습 저흰 기억 할게요. 선생님 축복합니다. 새로운 꿈과 행복의 시간 아름다운 사랑과 희망이 함께하길 기도해요“
교사로서 이보다 더 큰 위로와 감동이 또 있을까! 교직발령 때보다 더 많은 축하를 받은 명예퇴임이다.
퇴직하고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문득문득 출근해야할 것 같은데... 좀 슬퍼진다. 청소를 한 후 남편과 집주변 공원 산책을 나왔다. 집 주변 습지공원에도 봄이 왔다.
''우와 봄꽃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네!'' 매화도, 목련도... 새순이 돋고 봉오리가 올라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꽃들이 피고 지는 모습들을 제대로 음미할 시간조차 없이 먼발치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지나치던 지난날들이었다.
업무에서 벗어나 연구와 정리, 산책, 글쓰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 이제야 자유인이 된 느낌이다.
드디어 지금껏 미뤄두었던 하고 싶은 일들을 조금씩 꺼내들었다. 먼저 한일은 지금까지 36년 교직에 대한 정리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내가 관심 있어 했었던 주제가 무엇인지, 교직생활동안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합창과 음악교수법’ 이었다.
‘합창’은 고등학교 때 남녀혼성 노래선교단 ‘에클레시아’ 활동을 했었던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첫 발령지부터 ‘합창’을 맡게 되어 공립학교 11개교 근무 중 9개교에서 합창을 지도하게 되었으며 창원교사합창단을 지휘하여 10회의 정기연주회를 이끌었으니 말이다. 합창은 오랜 세월 나와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야말로 ‘합창인생’이다.
‘움직이는 합창’을 시도하며 지역경연대회부터 전국경연대회 그리고 합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기까지의 공연활동들은 무대 위 화려함 뒤에 수많은 아픔들을 낳았다. 나는 그때마다 그날의 일기를 블로거에 적기 시작했고 나중엔 교육부 ‘교단수범사례’에서 ‘사랑은 영원하리’ 라는 제목으로 ‘우수상’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교직생활 내내 수업에 대한 고민이 나날이 커져만 갔다. 소질을 계발하면서도 음악 감수성과 공감능력을 키우는 힐링수업을 하고 싶은데 그것이 쉽지가 않았다.
재미있는 수업이라고 해서 꼭 학습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었고 음악기능만 다루는 수업도 결코 좋은 수업이 될 수 없었기에 항상 ‘이것이 아닌데...’로 고민하고 또 고민했었던 시간들이 이어졌다.
결국 나는 방학기간과 주말을 이용해 전국을 돌면서 수업에 도움 되는 많은 연수들을 듣기 시작했다. 내가 추구하는 수업에 무척 도움이 되어 너무나 기뻤지만 그것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들이 도통나질 않았다. 퇴직을 하고나서 가장 기뻤던 일이 그동안 공부했던 자료들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고 되새김질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출판사를 경영하는 홍선생님으로부터 안부전화가 걸려왔다. 나의 퇴직후 생활이 궁금했었던 모양이다. 그는 퇴직 전 음악교과서 저자이기도 했었기에 내가 그동안 공부해왔던 내용들을 정리하는 과정에 무척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는 그 내용들이 음악선생님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되겠다고 ‘수업에세이’ 출판을 권유하신다.
“행복한 수업을 꿈꾸시나요”
꿈같은 ‘수업에세이’ 출간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학습이 일어나는 감동적인 수업을 할 수 있을까!”였다. 학습의 효율성에 있어 가장 학습이 크게 일어나는 교육 방법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적 학습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말은 학습의 주도권을 교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업은 교사 중심이 아니라 학습자 중심이어야 한다.”
목차를 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까지 공부한 자료를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갔다. 총 9장으로 단락을 나누고 주제를 정한 후 작업을 시작했다.
‘교단일기, 학년 초, 학년말 관계 형성 활동, 감동이 있는 특별음악회, 다양한 음악수업 활동, 합창인생&합창지도의 Know-How, 창의적 교과 융합 수행평가, 융·복합 연수, 창의적 음악교수법, 브레인트레이닝’
하루 종일 컴퓨터에 앉아서 작업하는 동안 몇 달의 시간이 흘러갔다. 어느 날 한쪽 눈 실핏줄이 터져버려 더 이상 일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병원엘 가니 눈을 쉬어주라고만 한다. 약을 넣어도 빨간 눈은 쉽게 돌아오질 않았다. 그러더니 서서히 괜찮아진다.
책을 출간하는 일은 정말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모든 작업을 마치고 막바지 출간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경험했던 자료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많은 선생님들께는 이 책이 수업에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힘이 난다. 마침내 모든 작업을 마치고 교보문고에 책이 들어왔다.
“행복한 수업을 위한 길라잡이 행복한 수업을 꿈꾸시나요.”
“생각이 바뀌면 수업도 바뀐다.”
수업에세이 출간은 지난날 내가 간절히 바라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이제 선생님들과 수업을 나눌 차례이다. 헌데 때마침 충남 아산중 음악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충남교육청에서 음악교사를 대상으로 ‘예술융합수업 꽃피우기’ 특수분야 직무연수를 하려고 하는데 김귀자 선생님 강사추천이 들어와서 강의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교육청 장학사님으로부터 연수일정에 대한 내용들을 연락받게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터라 연수가 취소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문의를 했지만 장학사님께서는 ‘연수는 개최 됩니다’고 하셨는데 놀랍기도 했고 감동이었다. 나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런 기회를 주다니 너무 감사했다.
강의내용에 대해 장학사님께 지금까지 음악교사로서의 경험담과 그동안 창의적인 교수법이라 생각했었던 실기내용을 중심으로 강의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더니 선생님들께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그렇게 하라고 하신다.
마침내 강의를 해야하는 화요일이 되었다. 새벽 6시 무궁화를 타고 ktx로 환승해서 9시 30분쯤 무사히 ‘충남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소강당’에 도착했다. 식순에 따라 애국가를 마치고 장학관님 인사 후 이어서 내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오전 2시간은 ‘합창과 음악수업’에 대한 경험담을 중심으로 진행을 했고 오후 2시간은 ‘실기수업’을 중심으로 강의했다.
코로나로 인해 선생님들께 가깝게 다가갈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직무연수에 오신 25명의 마스크를 쓴 선생님들의 눈빛은 따뜻하기만 했다. 강의를 마치고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허겁지겁 돌아왔지만 다음날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평가를 듣게 되니 너무나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이 강의가 끝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다양한 음악교수법을 적용한 학생 참여•협력형수업의 실제와 적용 사례’ 라는 주제로 경남 초등학교 수석선생님들 중심으로 한 비대면 연수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러한 경험들은 이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내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좋은 기회들이 되었다.
그러던 중 경남인생이모작지원센터와 연금관리공단에서 퇴직교원들을 위한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퇴직교원 다문화학습지원단 모집' 문자가 왔다. 과거 외국인들과의 만남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에 결혼이민자 여성들의 학습을 돕는 일을 해보고 싶어 나도 참여 신청을 했다.
이일은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관광통역자격증’ 시험을 잘 칠 수 있도록 돕는 한국사 멘토가 되어주어야 하며 정서적인 멘토로서도 많은 서포트를 해야 한다고 한다. 시험이 어려워 합격률은 낮은 편이지만 그들의 열정은 놀랍다고 하는데 내가 만나게 될 멘티에 대해 무척 궁금해졌다. 함께 참여하신 선생님들은 역사, 국어, 영어 등 다양한 전공자 선생님들이 많이 오셨는데 모두 열정적인 모습이 학교수업의 대가들만 오신 것 같다.
드디어 첫 온라인 만남에서 멘티를 소개받고 1대1 멘토 멘티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가음아트홀’에서 '왕잉'과의 첫 만남은 반가움 그 이상의 것이었다. 30대 후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너무 앳된 모습이었으며, 커피까지 사들고 온 예의바른 모습이 무척 순수해 보였다.
중국 상하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나 한국유학생을 만나 결혼하게 된 수재라 그런지 우리말도 잘하고 너무 똑똑해서 가르칠 것이 없을 정도다. 올해 집안일이 많이 생겨나 관광통역 시험을 치진 못할 것 같고 두 아들 교육에만 전념하고 있어서인지 우리의 대화는 주로 교육상담에 가까웠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이 즐거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고민이 찾아왔다.
올 2월에 정년퇴직을 한 남편은 재임 38년 동안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창원대학교 연구실로 출근했기에 퇴직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출근할 필요가 없는 퇴직은 규칙적인 생활이 무너지기 때문에 큰 슬럼프가 되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1년 먼저 퇴직한 나 역시 같은 이유로 힘든 마음이었기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지금까지 근무해왔던 환경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과 내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음악교사로 근무했었던 만큼 음악실을, 남편은 철학교수로 강의했던 만큼 연구실과 강의실을 원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알아본 장소들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너무도 열악했을 뿐 아니라 월세 또한 터무니없이 비싸기만 해서 깊은 좌절감이 몰려왔다.
그러던 우리에게 2021년 10월 기적이 찾아왔다. 팔려고 내놓은 6층 건물을 보게 되었는데 공간이 충분히 넓어서 우리가 꿈꾸던 음악실, 연구실, 강의실이 모두 가능한 환경이었다. 창밖으로는 습지공원, 장미공원, 기업사랑 공원이 펼쳐져 있고 상가 내 유명 식당이 많아 먹거리 또한 풍부하며, 각 공원마다 주차장이 있어서 최고의 입지조건인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뭐니 뭐니 해도 ‘머니’였다. 돈이 턱없이 부족해 상가를 매입할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오로지 월세로만 찾아다녔었는데 상가매입에 부족한 돈을 은행에서 바로 대출해줄 수 있다고 한다. 남편과 나는 빚지는 것을 싫어해서 지금까지 대출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이만한 공간을 다시 얻기는 힘들다는 생각에 이르자 바로 대출과 최종 계약까지 빠르게 일을 성사시켰다.
감사하게도 우리 형편을 잘 이해하는 건축업자를 만나게 되어 무대와 연구실을 리모델링하고 방음장치, 빔 프로젝트, 책상, 의자 등 모든 시설을 새롭게 완비하여 최고의 융·복합 공간을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융·복합 공간의 이름은 지역 이름을 따서 ‘가음아트홀’로 정했다.
마침내 강의와 공연을 할 수 있는 꿈의 공간 ‘가음아트홀’이 탄생한 것이다. 자연이 가까이에 있고 음악실, 강의실, 연구실이 합쳐진 우리가 꿈꾸던 공간이 눈앞에 있다.
이제 우리는 ‘가음아트홀’로 날마다 출근을 한다. 앞으로의 새로운 시작은 이 ‘가음아트홀’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융·복합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
‘가음아트홀’ 스탠드바에 앉아서 커피한잔을 하며 창밖을 내려다보니 행복감이 밀려온다.
‘가음아트홀’ 개관식을 겸하여 ‘창의인문콘서트’를 열자 많은 분들의 축하가 이어지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2년의 공백을 가졌던 창원교사합창단 모임도 다시 시작했다.
합창단과의 만남이 있는 화요일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 그런지 아직 많은 분들이 오시지 못해 중창단에 가까운 실정이다. 하지만 오늘도 사비를 들여 김밥과 쌀 찐빵, 통닭을 들고 오신 선생님들 덕분에 행복한 저녁식사를 나누었다. 후원이 없어서 더욱 어려운 상태에 있는 합창단이지만 나와 함께하고자하는 소수의 단원들을 위해 섬기는 마음으로 나아가려 한다.
'에레스 뚜'가 최애곡인 선생님과 '차라도 한 잔'을 최애곡으로 소개하신 선생님을 위해 그 분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맞춤식 합창편곡을 시작했다. ‘에레스 뚜’엔 그 선생님을 위한 솔로와 하모니 그리고 반주가 어우러지도록 편곡하고 ‘차라도 한 잔’은 플루트와 우쿨렐레를 잘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중간에 솔로를 넣어 리듬감을 살려 재미있게 만들어보았다. 두 곡다 함께 합창단 선생님들과 불러보았는데 모두들 너무나 즐거워하신다.
'합창'이란 단원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켜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서로를 배려하며 조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기에 지휘자로서 섬기는 리더십은 정말 중요하다.
며칠 전 내게 특별한 소식이 전해져왔다.
작년에 한국합창총연합회 ‘선임이사’로 추대된 것 만해도 감사한데 올해 ‘경남합창인특별상’에 선정되었다는 수상소식이다. 36년간 경남에서 학교합창 및 교사합창단 지휘와 합창편곡에 쏟았던 열정이 이제 결실이 되어 돌아오고 있나보다.
보이지 않는 가시덤불 사이를 헤쳐 나가며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출발점에 서있는 나의 ‘인생2막’ 이지만 훗날 내게 멋진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 수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지난 인생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이시간이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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