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간의 일정이 마치 한달이나 된 것처럼 느껴진다. 합창이라는 끈이 함께한 선생님들의 마음을 이어주었고 그 순수한 마음의 열정이 서로를 돕고 하나가 되게 하였던 이번 연수는 일반 연수나 여행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같은 공감대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꼈던 시간 그래서 더욱 행복하지 않았을까! 정말 이번 겨울방학은 감동과 은혜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처음으로 가본 미국!
경비행기를 타고 그랜드 캐년을 돌아보고, 라스베가스의 야경과 쥬빌리쇼를 보며 그들의 창의성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LA로 돌아왔지만 역시 ACDA에 대한 감동은 무엇이라 말해야할까!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세계적인 노르웨이 합창의 진수, 세계적인 지휘자가 지휘하는 USC합창, 전위예술을 합창에 도입하여 45년간 지휘자로서 명 합창을 이끌어낸 80대 지휘자에게 보내는 관중들의 기립박수와 앙코르! 12음기법의 대가 쉔베르크를 연주를 해낸 LA 필하모닉의 젊은 지휘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넋이 나가게 한다.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마에스트로. 오전부터 시작해서 늦은 밤까지 성당, 교회, 디즈니 홀, 컨벤션 센타를 오가며 들은 연주만 해도 200여곡이 넘는 것 같다. 와! 아름다운 외관뿐 아니라 연주 홀의 울림이 어쩜 그렇게 좋을 수가 있는지 멀리서 까지 그 울림은 그대로 전달이 된다.
곤충의 배 모습을 한 천정과 감자 칩을 연상하게 하는 파이프오르간이 있는 디즈니 홀은 정말 경탄에 또 경탄이다.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기엔 그런 장소가 없을 것 같다. 파이프오르간,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한데 어우러지는 울림들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그런 홀에서 연주를 해본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끊임없이 졸고 또 듣고 그렇게 반복하기를 수십 번을 했다. 합창 속에서 잠이 들고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또 애쓰던 시간 시간들.
컨벤션센터에서는 악보중개상, 악보, 악보기보 프로그램, 연주 복, 악기를 비롯하여 수없는 합창관계자들이 오가고 있었고 한쪽 옆에는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연주는 계속되고 있었다.
거의 먹는 것을 포기하고 들을 수 밖에 없었던 연주들은 며칠간 합창 속에 살아서인지 아직도 그 잔향이 귓가를 맴돌고 있다. 아는 것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러나 너무 쫓아다니는 것에 열중해서인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것을 어쩌냐.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뭐가 뭔지 그냥 비몽사몽간에 어안이 벙벙하다. 그런 중에 많은 유학생들 교수 그리고 이민 오신 분들을 만났고 정신없이 선생님들을 쫓아다닌 덕분에 많은 것들을 배웠다.
긍정적인 사고 속에 합창을 감상하며 연주에 감동하고 기립박수를 치는 관중들과 선생님들이 모습 속에서 진정한 프로의식이 느껴진다. 가사를 가슴으로 느끼며 온몸으로 노래하는 모습들은 몸과 정신이 하나가 되어야지만 진정한 합창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건강한 정신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인위적인 합창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음악적이며 감동이 있는 좋은 합창은 결코 만들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합창하는 자세와 태도 그리고 자연스런 하모니는 진정한 코러스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던 시간이었으며 피라밋 구조의 배음의 잔향이 남아 울리는 하모니의 여음은 여운을 더하였다.
아마츄어지만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을 부르던 어린이 연합합창단원이 눈물을 닦으며 노래를 하던 모습과 마지막 곡으로 불렀던 핸드벨을 이용한 400여명이 이루어내는 합주와 합창 `복의 근원 강림하사` 는 그야말로 천상의 노래였다. 타이타닉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연주했던 감동 바로 그것이었다.
축복의 새해를 맞이하면서 핸드벨 소리와 함께하는 찬송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위로와 축복 이었던 것이다. 진한 전율이 가슴을 타고 흐른다. 눈물의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기립박수를 치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 관객 사이로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나와야 하는 아쉬운 순간들이 떠오른다. 트랙을 돌며 미국 각 곳과 세계에서 온 지적인 지휘자들과의 만남들,
고등학교, 쳄버콰이어, 어린이합창 캐나다, 뉴욕, 이스트만 음대교수, 텍사스... 모두가 open mind였고 쉽게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어보며 대화를 건네 오는 그들은 처음 보는 낯선 얼굴들에게 쉽게 인사를 나누며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나누어 준다.
이미 출판된 악보의 주인공인 지휘자들과의 만남. 통하지 않는 영어로 손짓 발짓하며 메일을 교환하던 그 순간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세계의 지휘자들과 친구가 되었고 영화배우 집을 리모델링 하고 있다는 너무나 반가운 오랜 친구와의 짧았던 만남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라스베가스의 환상적인 호텔 그리고 그랜드 캐년의 웅장함도 잊을 수 없을 것 같고, LG가 만들어 낸 환상의 컴퓨터 그래픽쇼와 어릴 적 꿈을 호텔로 옮겨놓은 그들의 동심들 또한 그렇다. 모든 것들이 마냥 아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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